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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중앙일보 ' 자전거굴려 3억 벌어요....'홍합밸리'는 창업밸리

' 자전거굴려 3억 벌어요....'홍합밸리'는 창업밸리 -링크

“꽉 잡으셨죠? 출발합니다!” 6일 오후4시 서울 서교동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 부산에서 온 관광객 김미진(40)씨와 친구를 태운 인력거가 무더위를 가르며 달렸다. 김 씨 일행은 한 시간 동안 인력거를 타고 걷고 싶은 거리, 홍대 옆 벽화거리 등을 둘러봤다. 자전거 인력거로 택시·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헤이라이더의 정재환 대표는 “홍대 앞 명소가 늘면서 이동이 불편하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져 탈거리 아이템을 떠올렸다”며 “창업 3년 차인 올해 3억원 매출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대·합정 지역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지닌 창업가들이 몰리면서 ‘홍합밸리(홍대·합정+실리콘밸리)’가 형성되고 있다. 스타트업 정보제공 업체 로켓펀치에 등록된 서울 지역 스타트업 2000여 개의 소재지를 조사한 결과 235개가 마포구에 있었다. 786개 스타트업이 있는 강남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다. 홍합밸리의 주요 스타트업으로는 텀블벅(서교동,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시지온(동교동, 소셜 댓글 서비스), 미스터블루(동교동, 온라인 만화 제작·유통) 등이 있다.
2010년 디자인·콘텐트 회사 자몽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한 정우열 대표는 “2010년 소규모 회사들이 하나 둘 생긴 것을 시작으로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스타트업들이 몰려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근 상암동의 정부 지원 사업을 보고 온 스타트업들이 지금은 ‘연트럴 파크’로 인기를 끄는 연남동 허름한 철길 주변에 사무실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의 홍익대·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학생들이 창업시장에 뛰어들면서 창업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신동혁 ‘홍합밸리 오픈 스페이스’ 이사는 “주로 대로변이 아닌 이면도로에 사무실이 있다”며 “직원 수 5명 미만의 창업 1~2년 차 스타트업이 많아 사무실 없이 카페에 모여 업무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동교동 청기와주유소 뒤쪽 지역을 직접 둘러 보니 주거지역과 상권이 혼재돼 사무용 빌딩이 모인 곳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골목 곳곳에 창업을 위한 공간이 숨어 있었다. 동교동의 한 빌딩 지하 1층에 있는 카페 팀플레이스는 독립된 공간을 사용할 수 있어 예비 창업가들에게 인기다.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창업 준비, 수공예품 제작, 일대일 영어 과외를 하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골목길의 간판도 없는 한 건물에서는 초기 스타트업 두 팀이 컴퓨터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홍합밸리는 예술·문화가 발달한 전통적인 ‘홍대 문화’ 위에 창작자와 다양한 생각이 더해져 형성됐다. 사람과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셈이다. 예술·디자인·식음료·교육·콘텐트 분야의 스타트업이 많은 이유다. 이들은 예술·문화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정보기술(IT) 기술과 결합해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유롭고 역동적인 분위기와 함께 최신 유행을 눈앞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홍합밸리의 매력이다.

이 지역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 분야에 뛰어든 회사도 느는 추세다. 스타트업 커들리는 중국인 유학생이나 관광객을 상대로 배달주문대행 서비스를, 라온 보관소는 외국인 관광객의 짐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변에 대학이 많아 인력 수급도 용이하다. 스타트업 대표들의 연령대가 10대 후반~30대 중반으로 젊다는 것도 특징이다. 기업에 소셜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지온의 김범진·김미균 대표 역시 연세대 재학 시절 교내 창업동아리 리더스클럽에서 만나 회사를 창업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상암동 포함)의 창업률은 19.6%로 서울시 평균을 12.3%p 웃돈다. 하지만 폐업률 역시 12.5%로 서울시 평균인 10.2%보다 높았다. 벤처캐피탈·창업보육기관 등의 창업 인프라 부족이 이탈 원인으로 꼽힌다. 정재환 대표는 “헤이라이더는 관광과 연계돼 투자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이 지역 회사들이 자금조달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간 네트워크도 부족하다. IT 업체 ANT홀딩스가 운영하는 홍합밸리 오픈 스페이스가 업무공간을 지원하며 사랑방 역할을 하지만 이곳만으론 부족하다. 김성진 시지온 이사는 “높은 임대료 역시 스타트업에게 부담”이라며 “연남동이 뜨면서 임대료가 급상승해 강남보다 더 비싼 곳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 동안 홍대와 합정 지역 임대료는 연평균 9%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홍대·합정의 창업 열기는 주변 지역으로 확대되며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홍합밸리에 신촌을 더해 ‘신홍합밸리’라고 부르는데, 이곳에는 최근 연세대·서강대 창업지원센터 외에도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센터인 르호봇 G캠퍼스,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청년 창업지원센터 오렌지팜 등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연세대 앞 모텔을 개조해 지하 1층, 지상 3층의 주거가 가능한 창업기지를 만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화산업 컨설팅업체 플레이빅의 김태창 대표는 “홍합밸리의 시작은 자생적으로 이뤄졌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해졌다”며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강남 테헤란로나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같은 창업 허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출처: 중앙일보] [J가 가봤습니다] 자전거 굴려 3억 벌어요…‘홍합밸리’는 창업밸리

[출처: 중앙일보] [J가 가봤습니다] 자전거 굴려 3억 벌어요…‘홍합밸리’는 창업밸리